환자들이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과 함께 가장 자주 호소하는 구강 연관 질환이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입니다. 흔히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이라고도 부릅니다. 헤르페스성 단순포진은 어린 나이부터 발병 가능하며, 한번 발병한 환자의 경우 피곤할 때만 되면 불쑥 찾아오곤 합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입술 및 구강의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알아보고, 치료방법을 설명하려 합니다.
1.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은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이라고도 부릅니다. 헤르페스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어서 대략 9개의 종이 인간에게 병원성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는 지금 글에서 설명할 예정인 HSV-1, 그리고 성기에 나타날 수 있는 HSV-2, 수두나 대상포진으로 잘 알려진 varicella-zoster virus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에서 HSV-1(알파-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입니다. 미국의 경우 70세 이상 성인 중 65%는 이 바이러스에 양성 혈청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원발성 감염의 경우 바이러스에 접촉되면서 발생합니다. 감염된 분비물이 환자의 눈이나 피부, 점막 등에 접촉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엄마와 오빠의 입술에 수포가 올라오면 수건을 따로 썼던 기억이 납니다. 조심해서인지 다행히 아직 저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감각신경의 축색을 따라 이동하고, 보통 삼차신경절과 같은 감각신경에 잠복해 있습니다.
이후 바이러스가 잠복해있던 곳에서 재활성화하며 피부로 이동하여 수포를 만듭니다. HSV의 가장 흔한 감염부위는 구강점막 또는 성기 점막, 눈입니다. 각막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실명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만약 손가락의 상처가 난 부위에 HSV-1이나 HSV-2가 들어갈 경우 헤르페스 생인손(herpes whitlow)이 발생합니다. 만약 치과의사나 의사들이 헤르페스 환자를 치료하면서 장갑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herpes whitlow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1-1. 원발성 구내 헤르페스 감염 (처음 감염된 경우)
앞서 헤르페스바이러스는 감각신경에 잠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입술 헤르페스 감염의 경우 신경외 부분에 잠복합니다. 그러다가 바이러스가 잠복해있던 곳에서 재활성화되어 점막이나 피부로 이동하고, 이때 상피에 세포 변형을 일으켜 입술에 국소화된 수포나 궤양이 나타납니다.
원발성 헤르페스 감염의 경우 치은 구내염 형태로 나타납니다. 처음 헤르페스를 겪게 되면 증상이 심한 편입니다. 보통 어린이나 10대에서 처음 나타나며, 독감과 같이 두통, 근육통, 발열, 메스꺼움 등이 1~3일 정도 전구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전구증상이 나타나면서 입천장이 각화되고, 구강 점막이나 부착치은, 혀, 입천장 등에 홍반(빨갛게) 또는 군집성(모여있는) 수포가 발생합니다. 이후 생겼던 수포가 터져서 1~5mm 정도 크기의 궤양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이 궤양은 합쳐져서 더 큰 궤양을 형성합니다. 치은이 빨갛게 변하고, 구강 내 통증이 심해서 음식물 섭취가 어렵습니다. 심하면 이러한 통증 때문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은 심한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치은구내염을 가만히 두어도 10~14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치유됩니다.
1-2. 재발성 입술 헤르페스 감염(RLH), 재발성 구내 헤르페스 감염(RIH)
어렸을 때 원발성 헤르페스 감염이 나타났던 경우, HSV가 재활성 되면 구강분비물과 타액 등과 같은 전염 위험요소를 만나 구강 내 궤양을 형성합니다. 보통 바이러스는 스트레스, 외상, 월경, 발열, 자외선을 이용한 방사선 등에 의해 재활성 됩니다. 입술에 재발하는 HSV는 재발성 입술 헤르페스(RLH, Recurrent Labial Herpes)라고 부릅니다. 젊은 인구의 20~40% 정도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합니다. 보통 가려움, 따끔거림, 또는 작열감 등이 전구증상으로 나타나고 이어서 구진이나 수포 등이 나타납니다. 보통 첫 2일 정도만 통증이 있고 이후에 통증은 사라집니다. 입천장에 나타나는 재발성 HSV는 구내 헤르페스(RIH, Recurrent Intraoral Herpes)라 부릅니다. 1~5mm에 해당하는 수포 또는 궤양이 입천장에 단독 혹은 군집성으로 나타나며 붉은색 변연을 가집니다.
2. Acyclovir 연고를 사용한 구내 헤르페스감염의 치료, 시기
보통 HSV 병변은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구내 궤양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바이러스의 확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확진까지 수일이 걸리기 때문에 구내 헤르페스가 확실해 보인다면 굳이 세포배양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를 하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통증이 사라진 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구내 HSV는 가만히 있어도 자연 치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원발성 HSV 감염 치료의 경우 통증 조절 및 적절한 수분 또는 영양 공급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Acyclovir 계열의 약을 사용합니다. 이 약은 HSV의 단백질 생산에 의해 활성화되며, HSV의 복제를 막습니다. 그래서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더 활동적으로 작용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하루에 다섯 번 정도 15mg/kg 정도로 사용하면 HSV가 퍼지는 것이 감소합니다. 더 최근에 나온 Valacyclovir는 Acyclovir보다 생체적합성이 3~5배 더 좋은 편입니다. 재발성 입술 헤르페스에도 Acyclovir 크림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크림이나 약의 경우 보통 전구증상이 나타날 때나 초기에 하루에 3~6회 정도 도포하면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고, 감염성, 통증의 크기나 지속기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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