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 중에 이가 시리다는 주소를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가 시린 이유는 정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이유들에 대해 설명해보고, 각 상황별로 적절한 치과치료가 무엇인지 적어보려 합니다.
1. 치아의 구조
이가 시린 이유를 알기 위해서 먼저 치아의 구조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치아는 흰색을 띠고 단단한 법랑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법랑질의 두께는 일반적인 성인의 치아에서 2mm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노란색을 띠고 법랑질보다 부드러운 상아질이 있습니다. 상아질 안쪽에는 모세혈관 및 신경 분지가 분포하는 치수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그리고 치아의 뿌리 부분에는 법랑질 대신에 백악질이 치아의 뿌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아의 뿌리 부분은 치조골이라 하는 뼈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치조골 윗부분은 잇몸이 덮고 있어서 치아의 머리 부분과 뿌리 부분을 구분합니다.
2. 치아가 시린 이유 - 상아질의 노출
치아가 시린 이유는 치아의 겉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법랑질 혹은 백악질이 벗겨지고 상아질이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상아질에는 상아세관이라 불리는 매우 미세한 구멍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세 구멍을 통과하는 유체가 있어서 치아의 외부에서 전해지는 자극을 치아 내부로 전달합니다. 따라서 상아질이 노출되면 외부의 자극이 치아의 신경으로 전달됩니다. 상아질이 노출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각 원인 별 치과치료의 방법은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3. 충치, 교모, 치아 균열 시의 치과 치료
3-1. 충치
이가 시린 첫 번째 원인은 충치입니다. 법랑질 내부까지만 퍼져있는 충치도 있지만 충치가 상아질까지 도달하면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충치는 치아의 윗면이나 옆면뿐만 아니라 잇몸과 가까운 치아의 뿌리 부분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충치가 생겨서 이가 시린 경우 당연히 충치 치료를 해야 합니다. 충치의 범위에 따라 레진 수복으로도 충분할 수 있고, 범위가 더 클 경우 인레이나 크라운을 해야 합니다. 더 깊이 썩었다면 신경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이가 정말로 많이 썩었다면 살리지 못해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3-2. 교모 (치아가 닳은 경우)
이가 시린 두 번째 이유는 교모가있습니다. 교모는 맞닿는 치아끼리 힘을 주고받아 치아가 전반적으로 갈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로 이갈이 증상이 있거나 교합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혹은 씹는 힘이 너무 세거나저작근이 발달한 경우에서도 교모가 잘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치아의 윗면이 전반적으로 갈렸기 때문에 치아 전체를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갈이가 있다면 앞으로 이가 더 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갈이 장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씹는 힘이 너무 센 경우라면 저작근에 보톡스를 맞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3-3. 치아 균열 (crack, 치아에 금이 간 경우)
치아에 균열이 생겼을 때에도 치아가 시릴 수 있습니다. 치아 균열은 말 그대로 치아에 금이 간 경우입니다. 딱딱한 음식을 잘못 씹었을 때 치아에 금이 가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씹는 힘이 센 사람들에서 균열이 잘 생깁니다. 이 경우도 교모와 마찬가지로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아에 금이 갔어도 육안이나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은 환자의 증상을 듣고 치료를 합니다. 보통 치아로 씹었다 뗄 때 통증이 더 심하고, 욱신거리기보다는 찌릿한 통증을 보입니다. 이런 경우 금이 어디까지 갔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덜 침습적인 치료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게 됩니다. 크라운 치료 후에도 낫지 않으면 신경치료를 진행하고, 신경치료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치아를 뽑을 수도 있습니다.
4. 치경부 마모, 잇몸 퇴축, 부식, 임신 시의 치과 치료
4-1. 치경부 마모 (치아 옆면의 패임)
네 번째 이유로는 치경부 마모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치아를 너무 세게 닦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닦아서 생긴다고 알려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신 지견으로는 치아가 힘을 받으면서 제일 먼저 치경부 부분의 치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결국 치경부 마모도 교모처럼 씹는 힘이 셀 경우에 더 많이 생기게 됩니다. 어찌 되었든 치경부 마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일반적으로는 예방할 수 없습니다. 단지 치경부 마모증이 생겼을 때 대증치료를 하는 것만이 방법입니다.
우선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면 양치를 할 때, 찬물 혹은 뜨거운 물을 먹을 때 이가 시립니다. 또 그 치아에 바람을 불면 시립니다. 그리고 치아를 자세히 살펴보면 치아와 잇몸이 닿아있는 부분의 치아가 파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치아가 패인 부분이 꽤 크다면 그 부분을 레진으로 수복하면 됩니다. 하지만 수복물이 붙어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지 않다면 지각과민 처치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복잡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치아의 겉 부분에 약을 코팅한다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은 약을 바른 부분의 상아세관 내에 석회화 물질을 만들어 상아세관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단순히 상아세관을 코팅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4-2. 잇몸 퇴축 (치은염, 치주염)
다섯 번째 이유로는 잇몸이 퇴축된 경우입니다. 잇몸이 퇴축되는 가장 큰 원인은 치석 형성입니다. 치석이 많고 이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피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점차 잇몸이 내려갑니다. 그렇게 되면 내려간 잇몸 부위로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치아가 시려집니다. 그런데 종종 치석을 제거하면 치아가 더 시리다며 스케일링을 하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잇몸 염증은 더 심해지고, 잇몸은 더더욱 내려가게 됩니다. 아무튼 이 경우에도 위에서 시행했던 지각과민처치를 해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려간 잇몸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주기적인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만이 유일한 예방법입니다. 그리고 임신을 해서 임신성 치은염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갑니다. 이때 치아 뿌리의 상아질 부분이 노출되며 시리기도 한데, 이때도 구강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4-3. 치아 부식
또 드물게는 치아가 부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에 탄산음료나 신 음료, 신 음식 등을 자주 먹으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거나 토를 자주 하는 경우에도 산성물질에 의해 치아가 부식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랑질이 부식되고 상아질이 노출되기 때문에 이가 시려집니다. 이럴 경우 부식 정도에 따라 레진 치료나 크라운 치료, 신경 치료 등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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