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ntistry

혀에 나타나는 지도설(geographical tongue)과 모설(hairy tongue)

by about_dentistry 2022. 8. 6.

  치과의사는 치아나 잇몸뿐만 아니라 구강 내부를 구석구석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짧은 시간 내에 구강 내 모든 것을 다 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이질환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환자들을 많이 보다 보면 종종 혀에 특이한 무늬가 있거나 혀가 갈색 혹은 흑색을 띠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지도설(geographical tongue)모설(hairy tongue)입니다. 


지도설(geographical tongue) 사진
지도설(geographical tongue)의 사진 (출처 webmd.com)

지도설의 소견과 원인, 치료방법

  제가 실제로 지도설을 가진 환자를 목격한 것은 두 번정도 입니다. 처음 지도설 환자를 봤을 때는 이미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라 이것이 어떤 질병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따로 치료방법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환자에게는 구강내과를 찾아가 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지도설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우선 지도설일종의 염증상태입니다. 보통의 혀는 핑크색~하얀색을 띠는 유두로 덮여있는데, 지도설의 경우 이 유두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표면이 매끄러워 보입니다. 그리고 흰색을 띠는 혀 위에 빨간색의 섬(island) 모양으로 경계가 지어집니다. 이런 섬 모양이 여러 개 나타날 경우 지도와 같은(maplike, geographic) 형태를 띱니다. 그래서 지도설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구강 내 소견만을 보고 지도설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레 연상되어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지도설의 원인은 아직 잘 모릅니다. 가족력, 혹은 혀에 가뭄이 난 것처럼 쩍쩍 갈라져있는 fissured tongue과 연관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예방할 만한 방법도 없습니다. 지도설이 건선(psoriasis)이나 편평 태선(lichen planus)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지도설의 병리학적 이름은 benign migratory glossitis입니다. 혀에 생긴 양성 염증이고, 이것이 한 군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동하며 생긴다는 뜻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무시무시해 보이고, 혀를 보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통증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감염이나 암과의 연관성도 적습니다. 따라서 지도설이 생겼다고 해서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은 며칠 혹은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 걸쳐서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물론 나중에 다시 생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혀에 통증이 없지만, 종종 혀가 타오르는 듯한 작열감이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매운 음식을 먹거나 신 음식을 먹을 때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모설(hairy tongue)의 사진
모설(hairy tongue)의 사진 (출처 consultant 360)

모설의 소견과 원인, 치료방법

  주변에서 보다 찾기 쉬운 경우를 보여주기 위해 모설(hairy tongue) 사진 중에서 가장 무난한 것을 찾아왔습니다. 이보다 더 심한 사진을 보면, 혀에서 정말로 갈색 혹은 흑색의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름인 모설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한 번 들으면 기억을 못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본 모설 환자들 중에는 흑색으로 착색된 경우도 있었으나 가장 최근에 본 환자는 사진과 같은 옅은 갈색을 보였습니다.

  모설은 어느 나이, 성별에서든 발병 가능하지만 나이 든 남성에게서 더 잘 관찰할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것은 원래 혀에 위치하고 있는 filiform papillae라는 유두입니다. 혀에 아무런 자극이 없거나 혀를 긁어줄 만한 것이 없으면, 혀 위에 케라틴 단백질이 쌓입니다. 머리카락의 케라틴과 같은 성분입니다. 그리고 더 심한 경우 이곳에 음식물, 박테리아 등이 축적됩니다. 따라서 이런 물질들에 의해 착색이 일어나 혀가 갈색, 흑색, 초록색, 핑크색 등으로 보이게 됩니다.

  지도설과 마찬가지로 모설도 대부분 통증이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자라게 되면 입천장 부분에 닿아서 구역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맛을 잘 못느끼거나 구취가 날 수 있습니다. 보통 모설은 생긴 모양을 보고 진단합니다. 특별히 조직검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모설은 구강 내에 여러물질들이 제거되지 않고 쌓여서 발생합니다. 즉, 혀를 깨끗하게 청소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설을 제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강청결이 무엇보다 확실한 치방법입니다. 혀 클리너나 칫솔을 사용해 모설 부분을 제거하면 됩니다. 평소에도 같은 방식으로 혀를 관리해 무언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설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댓글